[시사종합신문 = 오승택 기자] 신안군청 인근 도로변과 억새 군락지 일대에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외래식물 ‘양미역취’가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며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식물이 단순한 자연 유입이 아니라 신안군에 의해 식재·조경 관리돼 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미역취는 2007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한 외래식물로, 강한 번식력과 군락 형성으로 토종 식생을 빠르게 대체하는 고위험 종이다. 국가 차원에서 관리·제거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안군청 일대에서는 도로변을 따라 정형화된 군락 형태로 분포하고 있으며, 주변 잡초와 달리 일정 간격과 선형 구조를 보이고 있어 의도적 식재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지난 2023년 부터 확인된 양미역취 군락은 일반적인 외래종 자연 확산과 달리, 도로 경계선을 따라 일정 폭으로 분포하고 관공서 인근 조경 공간과 연속성을 보이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씨앗이 무작위로 퍼지며 확산되는 일반적인 양미역취의 생태 특성과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조경 식재 이후 관리 대상에 포함돼 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신안군 세계유산과 환경 관련 부서는 양미역취의 위해성은 물론, 해당 식물이 언제·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식재 여부 ▲조경 사업 내역 ▲관련 예산 및 발주 기록 ▲관리 주체에 대해 질의했으나, 신안군은 수일째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지자체 주도의 식재였다면 중대한 관리 부실이자 행정 오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생태계교란종을 지자체가 직접 식재하거나 조경 수목으로 관리해왔다면,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생태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지금이라도 전면 조사와 경위 공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또한 식재 경로 규명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자연 유입이라면 즉각적인 제거와 확산 차단이 필요하고, 지자체 식재라면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해명 없는 침묵으로, 의혹만 키워가는 양미역취는 이미 신안군청 인근 억새와 토종식물 군락 깊숙이 침투해 있으며, 방치가 지속될 경우 지역 생태계의 구조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안군은 현재까지 식재 여부, 관리 책임, 제거 계획 어느 것 하나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외래식물 관리 문제를 넘어, 신안군의 조경·식재 행정이 생태 안전성 검증 없이 이뤄져 온 것 아니냐는 중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본 매체는 향후 신안군의 공식 해명 여부, 조경·식재 사업 내역 분석, 외래종 관리 실태를 추가 취재해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안군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 의혹에 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