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신문 = 오승택 기자] 2007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한 외래식물 ‘양미역취’가 신안군청 인근 도로변과 주변 억새와 토종식물 군락지 전역에 대규모로 확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양미역취는 번식력·확산 속도·군락 형성 능력이 매우 강한 대표적 교란식물로, 이미 여러 차례 국가·언론 차원에서 위해성이 강조된 종이다. 그러나 신안군은 해당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양미역취는 8~9월 개화 후 바람을 통한 종자 대량 확산, 거센 뿌리 생장력, 밀집 군락 형성으로 주변 식생을 강제 대체 등의 특성을 갖고 있어, 토종 초본은 물론 억새·갈대 등 대형 식물까지 밀어내며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종이다.

현재 신안군청 일대의 넓은 억새와 토종식물 군락에 양미역취가 세력을 넓히고 있으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지역 대표 생태자산인 억새와 토종식물 군락이 완전히 소멸될 수 있다는 심각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신안군 세계유산과 환경팀은 양미역취의 위해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현장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으며, 확산 규모, 분포도, 제거 계획 등 모든 관리 체계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담당자는 양미역취가 어떤 식물인지조차 몰라, 관리 부서의 무책임한 태도와 전문성 부재가 그대로 드러났다.

실제로 외래종의 확산 규모, 분포 현황, 제거 계획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신안군 담당자는 수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외래 위해식물 관리는 환경부서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이미 교란종으로 지정된 식물을 수년째 방치한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생태계 파괴는 고스란히 군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즉각적인 전면 조사와 제거작업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래종 문제는 ‘초기 대응’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에 잡지 못하면 제거 비용과 복원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토종 식생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금과 같은 확산 단계는 이미 막대한 예산 손실과 장기 피해가 불가피한 수준이다.

신안군은 수차례 정부·전문가·언론에서 경고해온 양미역취의 위험성을 알고도, 또는 알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관리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부주의를 넘어, 지역 자연환경을 스스로 파괴하도록 방치한 중대한 행정 실패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생태계는 한 번 훼손되면 회복까지 수년 이상의 시간과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안군이 보여주고 있는 ‘말뿐인 생태보전’으로는 어떠한 자연도 지켜낼 수 없다. 신안군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외래종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제거·복원 대책을 시행하고 그 진행 경과를 군민에게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지자체의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가 지속된다면, 신안군의 소중한 자연자산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에 본 매체는 신안군 내 생태계교란종의 번식 실태와 분포 현황을 직접 조사하고, 관련 행정 조치의 진행 여부를 점검해 추가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향후 신안군이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어떻게 공개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