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시사종합신문]이정연 기자 = 다산 정약용 선생이 사랑했던, 꿈에서도 잊을 수 없었다는 선비의 작은 쉼터였던 강진 백운동 정원을 소개한다. 백운동 정원은 담양의 소쇄원, 완도의 부용동 정원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별서정원이다.

정원의 주인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 선생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강진 유배시기와는 약 100여년이라는 시간차가 있지만 다산의 발자취가 여기저기 서려있는 유서 깊은 문화재이다.

1812년 청명한 가을, 다산 정약용은 웅장하게 펼쳐진 월출산 아래 울창한 동백 숲 원림에서 만 하루를 지낸 뒤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잊을 수 없어 제가인 초의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백운첩’이라는 13수의 시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특히 다산뿐만 아니라, 조선 중기 각종 사화를 피해 찾아온 선비들이 많은 시문을 남겼으며, 이로 인해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백운동 정원은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로도 손꼽히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차에 관한 전문서적이 이곳에서 발견되었는데, 다산 선생의 차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편지와 함께 우리나라 차 문화를 저술한 이동리의 ‘동다기’가 발견된 것은 우연이라 하기엔 엄청난 가치가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시판차인 ‘백운옥판차’도 이 백운동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작은 초가가 단란하게 서있고, 마당에는 계곡물을 끌어들인 아홉 굽이 작은 물길 유상곡수가 흐르며, 맞은편 언덕 위에는 신선이 머물렀다는 정자가 있는 백운동 정원자연과 시를 사랑했던 선비들의 심상을 잠시나마 감상해보는 것도 매우 뜻 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