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신문 = 오승택 기자]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의 청정 자연 속에서 국내 와사비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이 자라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시티팜주식회사(대표 김효섭)는 하이브리드 스마트팜 기술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작물인 와사비를 사계절 안정적으로 재배·생산하며 ‘남도와사비’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설립된 시티팜은 전남 보성군 벌교읍 녹색로 5588-22에 위치해 있으며, 주요 사업으로 와사비 잎과 근경(뿌리) 생산·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존 국내 와사비 스마트팜이 잎 생산 위주로 운영되며 수익성과 재배 안정성에 한계를 보이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티팜은 자체 기술로 근경까지 안정적으로 생산 가능한 하이브리드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했다.

농업회사법인 시티팜㈜, ‘남도와사비’로 국내 와사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스마트팜과 농사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
김효섭 대표는 20년 이상 정보통신, 공장자동화, 네트워크 운용, 농축산업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농법과 스마트팜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재배 방식을 연구·개발해 왔다.

김 대표는 “와사비는 재배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고비용이 요구되는 작물”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형 수직 재배 배드와 공장형 하이브리드 스마트팜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라도 쉽게 와사비를 재배할 수 있는 ‘Easy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시티팜의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시티팜은 와사비 사계절 재배가 가능한 시스템과 연중 생산이 가능한 종묘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현재 와사비 조직배양 기술도 실행 중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육묘 연중 생산 기술을 이전받았고, 식물공장 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식물재배 작업환경 제어형 식물공장 시스템과 와사비 조직배양 관련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잎부터 뿌리까지, 와사비의 진짜 가치
‘남도와사비’는 단순히 뿌리만 사용하는 기존 소비 인식을 넘어, 잎과 줄기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국내산 와사비를 지향한다. 알싸한 매운 향 뒤에 감도는 은은한 단맛과 깔끔한 여운이 특징으로, 잎과 줄기 역시 풍부한 향과 맛을 간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스마트팜 방식으로 온도·습도·수질을 정밀하게 관리해 재배되는 남도와사비는 향이 진하고 맛이 살아 있다. 모든 와사비는 손으로 하나하나 선별해 출하되며, 주문 즉시 수확·포장·출고하는 시스템을 통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김 대표는 “수확부터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 하루 안에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며 “365일 언제나 맛과 품질이 일정한 와사비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농업회사법인 시티팜㈜, ‘남도와사비’로 국내 와사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잎 판매부터 가공·바이오 산업까지 확장
와사비는 근경 출하까지 약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되는 작물이다. 시티팜은 이 기간 동안 발생하는 와사비 잎을 지역 로컬푸드 매장과 농협 로컬푸드를 통해 먼저 유통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생산량이 확대되면 가공식품, 기능성 식품, 바이오 소재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생채·융복합·바이오 산업으로 이어지는 와사비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시티팜은 유통, 가공, 설비 확장을 위한 투자 유치와 기술 협약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 시대, 지속 가능한 특용작물 모델을 만들고 싶다”
창업 이후 가장 큰 보람에 대해 김 대표는 “재배가 어렵다고 알려진 와사비가 자체 기술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을 지역 농민들과 공유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더 큰 가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2026년까지 가공산업 표준화와 제품화를 완료해 가공공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와사비 특용작물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이브리드 스마트팜 기술과 농부의 정성이 만나 탄생한 남도와사비. 보성의 자연에서 자란 이 작은 뿌리는 이제 국내 와사비 산업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